오늘 본문은 솔로몬이 일천번제를 드린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다윗이 죽고 솔로몬이 정식으로 즉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입니다.
역대하2장의 기록을 참고로 하면 이 제사가 고위 관료들과 군대 지휘관들이 대거 참여한 출정식과 같은 성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 말씀은 생각해 볼 게 너무 많은 본문입니다.
그 중 몇 가지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기록자의 의중이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좀 상반되는 것들이 묘하게 섞여 있어서 뭐가 옳다는 것인지 좀 헷갈립니다.
1. 솔로몬의 신앙심이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좀 헷갈립니다.
1) 왜냐하면 1절에서 솔로몬이 애굽 공주와 정략결혼을 했다고 하죠.
애굽은 성경에서 좋게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방여인과의 결혼을 성경에서 권장한 적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방여인들이 혼수로 그 나라의 우상을 들고 오기 때문입니다.
열왕기 기자가 왜 하필 솔로몬의 통치 초기에 제일 먼저 애굽 공주와 혼인을 언급했을까요?
솔로몬을 평가할 때 처첩이 천명이고 국적도 가지각색이고 섬기는 신들이 제각각인 것이 큰 오점이잖아요?
이미 초기부터 그 징조가 보였다는 것입니다.
2) 솔로몬이 기브온산당에서 제사를 드린게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 헷갈립니다.
열왕기서를 보면 왕들을 평가할 때 기준이 다윗의 길로 행했냐 아니냐였다고 했죠.
또 하나 따라붙는 게 있습니다.
그 왕이 산당을 제거했냐, 안 했냐입니다.
산당이 이스라엘을 망하게 한 아주 부정적이고 괴악한 것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왜 솔로몬이 기브온 산당에서 제사한 것을 하나님이 탓하지 않고 받으셨냐는 것이죠.
일단 오늘 본문을 보면 성전이 아직 건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다는 것이죠.
솔로몬 당시 기브온 산당에는 광야에서 모세가 세웠던 성막구조물과 제물을 드리던 놋제단이 있었습니다.
성막 안에 있던 법궤는 다윗이 이미 다윗궁에 장막을 치고 옮겨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법궤는 다윗성에 있고 성막과 놋제단은 기브온 산당에 있었던 것이죠.
아마도 기브온 산당이 컸기 때문에 대규모 제사 장소로 택했을 것입니다.
뒤에 15절을 보면 솔로몬이 기브온 산당에서 돌아가 예루살렘 언약궤 앞에서 다시 제사를 드렸다고 나옵니다.
기브온산당은 성전 건축 이전에 임시 예배 처소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도처에 세워졌던 여러 산당들이 결국은 우상숭배의 장소가 됩니다.
열왕기서 기자는 솔로몬의 산당 제사를 이렇게 부정적으로 표현하죠.
3절,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아버지 다윗의 법도를 행하였으나 산당에서 제사하며 분향하더라
당시 상황으로는 용인할 수밖에 없었지만, 장차 솔로몬이 이방신들의 산당을 드나들 것을 후대에 이 기록자는 다 알고 있기에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죠.
우리가 솔로몬을 좋게만 보려는 경향이 좀 있어요.
솔로몬의 지혜나 부귀영화 같은 것을 롤모델로 삼고 싶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앙적으로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게 인간인 것이죠.
하나님의 사랑을 입었다고 그 사람이 하나님을 그만큼 사랑하고 섬기진 않잖아요?
하나님이 우리를 솔로몬보다 덜 사랑하시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나님을 항상 동일하게 사랑하며 섬기지는 못하잖아요?
그러나 그의 배신을 아시면서도 하나님이 솔로몬을 사랑하셨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태어났을 때 하나님이 그를 사랑하셔서 그 이름을 여디디야로 불러 주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라는 뜻입니다.
마치 어린 솔로몬을 안고 하나님이 오구오구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을 태 중에서 이미 사랑하셨고, 왕으로 정하셨습니다.
우리가 창세기를 배우고 있는데 이스마엘이 아닌 이삭을 택하시고, 에서가 아닌 야곱을 택하신 것이 그들에게 더 나은 점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창세 전에, 어머니의 태중에서 이미 사랑하셨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뭔가 남과 비교해서 좀 싹수가 있어서 사랑하시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처럼이나마 하나님을 경외하고 말씀대로 잘 살아갈 것을 아셔서 사랑하신 게 아닙니다.
하나님이 나를 택하고 사랑하셨기 때문에 오늘날의 내가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점투성이의 솔로몬을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그렇기에 솔로몬이 노년에 잘못을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든 하나님은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사랑하시기에 우리의 잘못된 행실을 징계도 하시고 인생 채찍과 인간 막대기도 사용하셔서 고쳐가시는 것입니다.
또 열왕기서 기록자는 하나님이 다윗의 후손을 통해 주의 나라를 영원히 하시겠다고 맺은 다윗언약을 바탕에 두고 성경을 기록합니다.
그 다윗의 후손이 솔로몬은 아니라는 것이죠.
여전히 오실 다윗의 후손에 대한 소망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2. 그렇다면 솔로몬의 일천번제는 어떻습니까?
천 마리의 동물을 잡아서 번제로 드리는 것이 가능할까요?
또, 그런 엄청난 동물 희생이 과연 훌륭한 제사의 의미가 있을까요?
이 두 가지 문제를 따져 보겠습니다.
1) 일천번제의 사실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마리 짐승을 각을 떠 번제로 태우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요.
천마리나 되는 동물을 누가 잡고 어디서 다 번제를 드렸겠냐는 것이죠.
우선 이 제사가 솔로몬의 왕위 등극 이후의 국가차원의 헌신을 보여주는 것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또 성경에 보면 일천번제가 제일 큰 제사가 아닙니다.
다윗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신하들과 백성들을 모아서 당부하는 내용이 역대서에 나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견고히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솔로몬을 도와서 성전 건축을 잘 완수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날 솔로몬이 정식으로 왕위에 등극했고, 다윗은 큰 제사를 드립니다.
역대상 29장21절을 보면 그때 잡은 동물은 더 엄청납니다.
수송아지가 천 마리요 숫양이 천 마리요 어린 양이 천 마리라
또 솔로몬이 나중에 성전 건축을 마치고 낙성식을 합니다.
그 제물은 더 어마어마합니다.
역대하7장5절, 솔로몬 왕이 드린 제물이 소가 이만 이천 마리요 양이 십이만 마리라 이와 같이 왕과 모든 백성이 하나님의 전의 낙성식을 행하니라
이 낙성식 때는 총 14일에 걸쳐서 제사와 행사를 행합니다.
백성들이 함께 했던 이런 큰 제사는 번제로만 태운 게 아니라 화목제 제사도 포함됩니다.
제사드린 고기를 백성들에게 나눠 주었다는 기록이 나와요.
기브온 산당에서의 일천번제가 가능하냐는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또 다른 경우처럼 천마리의 제물이 하루에 드려진 것은 아닙니다.
오늘 솔로몬이 기브온에서 자고 있던 중에 하나님을 만나잖아요?
여러 날에 거쳐서 이루어진 제사였다고 생각하면 문제 될 것이 없죠.
2) 다윗과 솔로몬이 누리던 부와 영화를 생각할 때 이 제물은 과한 게 아닙니다.
하나님 섬길 때 자기 능력과 처지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드려야 합니다.
전에 클린턴대통령이 국빈 방문했을 때 우리 정부가 하루에 사용한 접대비가 당시 돈으로 1억4천6백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일본도 트럼프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접대비가 4억이 들었다고 하죠.
하나님께 얼마의 감사 예물을 드리면 적정선이겠습니까?
상한선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은인,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선물도 하고 싶잖아요?
솔로몬왕의 능력으로 볼 때 천마리 제물, 무리가 아닙니다.
4장을 보면 솔로몬 왕궁의 하루 식자재의 양이 나옵니다.
거기 보면 하루에 소 삼십 마리, 양 백마리 씩 잡았다고 합니다.
신하들도 엄청나게 먹고 누렸습니다.
그만큼 솔로몬이 부요했고 나라가 부강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린 게 과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과거 미국에서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짐 엘리엇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에콰도르에 들어갔다 원주민들에게 처참히 살해당한 선교역사가 있습니다.
그 사건을 보도한 신문의 타이틀이 ‘이게 무슨 허비인가’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나님께 드린 것을 내 기준으로 허비다, 낭비다 할 수는 없습니다.
솔로몬이 밧세바의 아들로 태어나 기라성 같은 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왕으로 세우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했겠어요?
그걸 무얼로 표현하겠습니까?
그 마음이 예수그리스도의 대속으로 구원받은 우리 마음입니다.
다만 내 형편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 최선을 다해 헌신하면 됩니다.
저도 항상 마음에 생각하며 사는 게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 예수님과 관련된 일에는 최고로, 최선을 다하자.
예배 순서 하나라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니 최선을 다하자.
주님의 성도들을 섬기는 일도 주님의 일이니 최선을 다하자.
물론 마음처럼 잘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하나님을 섬긴다면 주님께서 솔로몬을 기뻐하신 것처럼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3. 하나님께서 이런 솔로몬의 믿음의 제사에 응답하십니다.
5절, 기브온에서 밤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하나님이 솔로몬의 많은 제물을 보고 감동하셔서만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의 비둘기 한 마리를 제물로 받으시는 분이십니다.
물론 우리의 헌물이나 헌신이 힘에 지나칠 만큼 정성을 다하는 것도 하나님이 귀하게 보십니다.
그렇게 평생 하나님을 섬겨오신 성도님들이 많으십니다.
솔로몬의 경우 하나님이 이 제사를 더욱 기쁘게 생각하셨던 이유가 3절에 나오죠.
그때는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아버지 다윗의 법도를 행하였다고 합니다.
우리의 헌신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대로 행함이 함께 있을 때 하나님이 더욱 기뻐하실 것입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백성들을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도록 선악을 분별하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죠.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에 들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만 주신 게 아니라 다른 복도 주십니다.
13절, 내가 또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장수와 부귀와 인생의 성공을 주셨다는 것은 그것도 좋은 것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그것보다 먼저 뭐가 있으면 됩니까?
하나님을 알고 섬기는 지혜가 먼저 있으면 장수와 부귀와 성공도 우리에게 얼마든지 좋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말씀이 생각나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행할 수 있는 분별력과 지혜를 구하고, 내 작은 힘으로 예수님을 어떻게 따를지를 항상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실 것입니다.
2023년9월13일 수요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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